아직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2023 하코네 에키덴에 출전한 선수들이 도쿄역 앞 주로를 달리고 있다. / 사진 출처: 요미우리 신문>
2023년 새해, 1월이 벌써 끝나갑니다. 이번 구정 연휴에 달리기를 좀 해보려고 했더니, 영하 17도 강추위가 몰려왔네요. 한 러닝뉴스 구독자분이 "러닝뉴스 잘보고 있는데, '요약'도 있으면 더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슈부터 '바쁜 러너를 위한 30초 요약'도 추가해보았습니다. 2023년 첫 러닝뉴스는 스포츠 브랜드 러닝화 시장 분석을 중심으로 달리기에 대한 국내외 주요 소식들을 종합해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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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러너를 위한 30초 요약
- 2023 하코네 에키덴 슈카운트 - 나이키의 독주, 🏁 끝날까?
2023 하코네 에키덴에 출전한 21팀 210명의 선수들이 신은 러닝화 브랜드를
체크해보니, 나이키의 점유율이 떨어지고 아디다스와 아식스가 상승했습니다.
- '본투런' 두번째 이야기 출간 - 🆓 Run을 알려주마!
맨발 달리기 열풍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맥두걸'이 부제가
'The Ultimate Training Guide'인 '본투런 2'를 지난해 말에 출간했습니다.
주요 내용을 간단히 훑어봅니다.
- 서울 지하철역 변신 프로젝트 -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
예전에 철인3종 좀 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새해를 맞아 혁신프로젝트 중
하나로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Runner Station)'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 2023년 봄을 기다리는 신상 러닝화들 - 🏃10만원 이하면 OK?
알파 플라이와 같은 빅샷은 없습니다만, 현재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러닝화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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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일본 하라주쿠 나이키 매장 러닝 섹션. 나이키 후원을 받는 2023 에키덴 참가 대학 육상팀 유니폼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습니다 / 사진 ©김지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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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하코네 에키덴 슈카운트 - 나이키의 독주, 🏁 끝날까?
일본 사람들은 새해를 맞아서 뭘할까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늘 20% 이상의 놀라운 TV 중계 시청율을 자랑하는 하코네 에키덴(箱根駅伝)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21개 대학팀이 본선에 출전할 수 있고 각팀에서 10명의 선수가 도쿄부터 하코네까지 10개 구간을 나누어서 총 217.9km을 달리는 릴레이 레이스입니다. 올해로 99회를 맞은 하코네 에키덴은 이제 단순한 일본 만의 국내 스포츠 이벤트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트랙스미스(Tracksmith)'와 같은 브랜드에서도 EKIDEN이라는 영문 표기를 활용한 컬렉션 제품을 출시할 정도니까요. 하코네 에키덴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면 미우라 시온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를 보시면 됩니다. 소설(2006년 출간), 만화(2009년 국내 출간/현재 절판), 애니메이션(2018년, 23부작)이 모두 나와있으니 달리기에 관심이 있다면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네요.
2021년 하코네 에키덴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스포츠 브랜드는 '아식스'입니다. 나이키의 'Breaking 2' 프로젝트의 여파를 어느 정도 예상을 했지만 하코네 에키덴에 출전한 선수들 중 아식스 러닝화를 신은 선수가 '제로(0명)'라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킵초게가 착용한 러닝화는 나이키 '알파 플라이'였지만, ' 줌X베이퍼플라이' 시리즈 역시 선수들이 많이 착용했습니다. 이후 충격을 받은 아식스는 2019년 12월부터 정상(頂上, 읽으면 Chojo)을 되찾는다는 의미로 #C프로젝트 를 시작해서 새로운 러닝화 개발에 총력을 다했고, 조금씩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스테디셀러인 '젤카야노', '젤님버스'와 전혀 다른 '노바블라스트' 외에도 엘리트 선수들이 신는 '메타(Meta)' 시리즈는 한번 신어보면 또 신게 되는 좋은 러닝화입니다.
'슈카운트(shoe count)'는 스포츠 브랜드 신입 직원이나 신발팀 직원들이 주요 대회 때 하는 업무 중에 하나로 대회 참가자들이 어떤 스포츠 브랜드 러닝화를 신고 있는지 체크를 하는 것 입니다. 매우 원시적인 업무이지만, 일반인 마스터즈는 물론이고 엘리트들이 어떤 러닝화를 신고 있는지는 시장분석을 위해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에서는 에키덴의 인기에 걸맞게 단순한 대회 중계나 결과 외에도 다양한 기사들이 쏟아지는데, '슈카운트'도 빠지지 않는 기사입니다.
2023년 하코네 에키덴 우승팀은 코마자와(KOMAZWA) 대학 육상팀이고 나이키 후원을 받는 육상팀입니다. 레이스 때 선수들이 착용한 유니폼 외에도 나이키 알파플라이와 줌X베이퍼플라이 넥스트2%를 신었습니다. 하지만 아다다스와 아식스의 추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일본 일간스포츠 기사에 따르면 21년에 나이키 201명(점유율 95.7%)였던 것이 22년에는 154명(73.3%), 그리고 23년에는 130명(61.9%)까지 하락했습니다. 반면 올해 아디다스가 40명(19.0%), 아식스가 30명(14.2%)으로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아디다스와 아식스의 추격이 계속될지, 나이키가 경쟁사들을 물리칠 비밀병기를 준비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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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런' 두번째 이야기 출간 - 🆓 Run을 알려주마!
국내에서 출판사를 갈아탈 정도로 인기있는 달리기 관련 서적을 찾기는 쉽지 않은데, 크리스토퍼 맥두걸(Christopher mcdougall)의 '본투런(Born to run)'은 국내에서도 출판사를 갈아탄 몇 안되는 책입니다. 전 세계에서 본투런의 인기는 상당했습니다. 나이키에서 맨발 달리기를 모티브로 출시했던 프리(Free) 시리즈의 판매가 아주 저조하지는 않았지만 유행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는데, 본투런 덕에 비브람(Vibram) 파이브핑거스(FiveFingers)와 같이 쿠셔닝이 없고, 발을 보호해주는 아웃솔만 있는 미니멀리스트(minimalist) 러닝화들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뉴발란스의 미니머스(Minimus) 시리즈 등 다른 스포츠브랜드에서도 비슷한 러닝화들이 출시되기도 했지만, 가장 큰 덕을 본 것은 비브람 파이브핑거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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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투런' 때문에 "러닝화를 신고 달리는 것보다는 '맨발달리기'가 좋다"는 주장을 받아들이고 전세계 러너들 중에 맨발달리기 혹은 미니멀리스트 러닝화를 신고 달리기를 해본 사람이 늘어났던 것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러닝화를 신고 달리던 러너가 갑자기 러닝화를 벗어던진다고 해서 신세계를 만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훈련은 점진적으로 진행되어야 효과가 있으니까요. 현재 전세계적으로 나이키 알파플라이나 호카오네오네의 두툼한 쿠셔닝의 맥시멈(Maximum) 쿠셔닝 러닝화가 대세이고 '본투런' 열풍은 시들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말, 크리스토퍼 맥두걸은 에릭 오르톤(Eric Orton)이라는 공동 저자와 함께 '궁극의 트레이닝 가이드(The Ultimate Training Guide)'라는 부제의 '본투런 2'를 출간했습니다. 아직 국문 번역본이 없어서 아마존 사이트에서 책의 일부를 볼 수 있는 Look inside 서비스를 활용해서 그 내용을 좀 살펴봤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프리런(Free Run)'이라고 생각됩니다. 프리런을 할 수 있는 7가지 훈련원칙으로 food, fitness, form, focus, footwear, fun, family, final lesson from the white horse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달리기 폼이나 훈련 방법에 대한 것이 아니라 먹는 것과 가족까지 포함하는 일상 속의 달리기를 위한 십계명 같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90일 훈련 프로그램(he 90-day Run Free Program)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구정 연휴에 아마존 킨들(Kindle) 버전을 구매해서 목차와 주요 내용을 좀 살펴보았습니다. 러너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90일 훈련 프로그램일 것 같은데, 훈련 프로그램이 있는 웹사이트 링크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피크 퍼포먼스(Peak Performance) 앱을 활용해서 훈련을 해볼 수도 있는데 내용은 직접 보고 평가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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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역 변신 프로젝트 -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
제가 30대, '철인3종' 경기도 출전을 하던 2000년대 초반에 서울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에서 열린 철인3종 대회장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본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철인3종은 안하시는 것 같고, 달리기를 계속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오세훈 시장이 일본에서 '러너스테이션(Runner Station)'을 가본 걸까요? 국내의 유일했던 러너스테이션인 추억의 서울숲 '아디다스 런베이스(Run Base)'에 오 시장이 방문했다는 뉴스는 못본 것 같아서요.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이라는 기사를 보고 궁금해서 열심히 서울시 웹사이트를 찾아보았는데, 별도로 공개된 자료가 없었습니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시 신년 직원조례에선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가 적극행정 사례로 소개 한강을 달리는 시민들을 위해 여의나루역을 ‘러너 스테이션’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여의나루역 지하 1∼4층에 라커룸과 샤워시설을 설치하고 가상현실(VR) 러닝 공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공간 등을 만들어 러너들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것>
일본의 '러너스테이션'은 소지품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와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이 기본입니다. 부가적으로 달리기에 적합하지 않은 옷이나 신발을 신고 있을 때에도 러닝복과 러닝화를 빌려주기도 합니다. 일본 도쿄 황궁 주변 달리기를 하는 러너들이 '러너스테이션'을 이용하는데 참고할 만하고, 일본 아식스에서는 도쿄 황궁 러닝 코스 근처에 ASICS RUN TOKYO MARUNOUCHI를 운영 중입니다.
만약 '여의나루역'에 러너스테이션이 생긴다면 '여의도공원' 및 '한강공원'을 코스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을 것 같습니다. 언론용으로 공개된 조감도를 봐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는 전혀 모르겠는데, 여튼 여의나루역에 러너들의 성지까지는 바라지 않고 '러너스테이션'이라도 생기면 좋겠습니다. 홍보용 프로젝트가 아니고 실질적인 후속 계획이 빨리 나오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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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 조감도 / 출처: 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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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봄을 기다리는 신상 러닝화들 - 🏃10만원 이하면 OK?
달리기에 러닝화가 중요하기는 한데 저는 '러닝화'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서 문제입니다. 늘 그만 사야지 하면서도 '아, 저건 사야 돼!'라고 하면서 자꾸 러닝화들을 새로 삽니다. 제가 출시될 러닝화들을 알아보는 방법은 월에 5달러를 내고 구독하고 있는 '러너스월드' 미국 웹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검색을 해보고 정말 실망을 했습니다. 알파플라이급은 아니어도 되는데, 미리 몰래 보는(sneak pick) 러닝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었습니다.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러닝화로 범위를 좁혀서 본다면 파격 디자인 러닝화가 있기는 합니다. 미즈노의 '리벨리온 프로(Rebellion Pro, 국내 '굿러너컴퍼니' 독점 판매/현재 품절)'과 푸마의 '패스트 알 나이트로 엘리트 카본(FAST-R NITRO ELITE Carbon)'입니다. 리베리온 프로는 쿠셔닝 뒤쪽을 45도 각도로 잘라내서 발뒤꿈치부터 착지하는 힐스트라이크(heel strike)를 할 수 없는 러닝화입니다. 패스트 알 나이트로 엘리트 카본은 쿠셔닝의 중간 부분을 싹뚝 잘라냈습니다. 러닝화 중간에 카본플레이트(carbon plate)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의 영향으로 글로벌 브랜드에서 새로운 러닝화 라인이 나오는 것보다는 기존 제품의 다른 색상(other color)정도만 나오는 것이 추세로 보입니다. 작년에 나왔던 제품을 색상만 변경해서 재발매하는 것이니 캐리오버(carry over)로 볼 수도 있겠고, 이런 제품 중에서는 온러닝의 클라우드 몬스터(Cloud Monster)를 강추합니다. 일상 러닝은 물론 레이스 때 신어도 손색이 없는 러닝화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재입고된 것도 사이즈별로 품절이라는 것도 인기를 반증하네요.
부담없이 신을 수 있는 가성비 러닝화로는 아디다스의 '아디제로SL'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SL은 Super Light라는 의미로 보통 축구화 출시할 때 많이 사용하는데, 아디제로SL은 기존 아디제로 보스톤 등에 포함된 에너지로드(Energy Road)를 뺀 버전입니다. 국내 소비자가 13만 9천원은 다분히 나이키 스테디셀러인 '페가수스 39'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요즘 나이키 러닝화들이 발등이 낮아서 불편하다고 느끼신다면 페가수스 39 착화감이 불편할 수가 있는데, 아디제로SL은 이와 비교했을 때 편안한 착화감입니다. 결정적으로 이유는 모르겠지만 네이버에 검색을 하면 13만 9천원짜리 제품을 8만원대로 구입이 가능해서 새로운 일상용(everyday trainer) 러닝화를 찾으신다면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성비 좋은 '브룩스(Brooks)' 러닝화를 국내에 총판하던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브룩스 미국 본사 계약이 종료되었는데, 다행히 러너인 브룩스 총괄 송주백 팀장이 '런컬렉션'이라는 회사를 차려서 고스트(Ghost)15 등 브룩스 러닝화 국내 입고가 계속됩니다. 브룩스코리아 웹사이트나 러너스클럽 이대점 등에서 구매가 가능하니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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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사실 2023년 첫 러닝뉴스에는 올해 개최되는 국내 대회들을 좀 소개하고 싶어서 발행을 미뤘습니다. 하지만 아직 3월 서울마라톤 외에는 확정된 대회가 하나도 없어서 아쉽습니다. 작년 10월 29일 비극 때문에 사람들이 밀집하는 행사 진행 자체가 예전과 같을 수는 없겠죠? 1월말 코로나로 인한 마스크 착용이 일부 해제되면 조금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구정 연휴 때는 서울마라톤 인스타그램에서 올라온 'BREAKING 330'이라는 8주 러닝 클래스 모집 공고로 시끌시끌했습니다. 서울마라톤 풀코스 참가자 정원이 축소되었고, 참가신청을 하지 못해 속상한 러너들 입장에서 60만원을 내는 유료 클래스 참가자는 풀코스 참가를 할 수 있다는 부분에 아쉬움이 있을 수 있다고 동감합니다. 3월 서울마라톤 외에 다른 좋은 대회들이 많이 생긴다면 러너들이 서울마라톤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될텐데 아직까지 현실은 그렇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제가 가끔 참가하던 4월 군산마라톤마저 개최가 확정되지 않아서 대안을 찾다가 서울마라톤 풀코스 연습을 겸해서 30km 부문이 신설된 '2023 성주참외전국마라톤' 참가 신청을 했고, 이를 목표로 3월까지 열심히 달려보려고 합니다. 그래도 영하 10도 이상으로 추운 날씨에는 도저히 밖에서 달릴 엄두가 안나네요. 모두 추운 날씨에 야외 달리기 하실 때는 방한용품을 꼭 챙기시고, 웜업도 포함한 안전한 달리기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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